트레이딩을 하며 후회가 남지 않는 삶을 살고자 합니다.
따라서 이번 글에서는 ‘후회를 조금이라도 덜 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후회를 아예 없앨 수는 없더군요. 하지만 그 빈도를 줄이는 방법 정도는 이제 조금 알 것 같습니다.
과거의 저는 후회가 많았습니다.
매수와 매도를 제 손으로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끝은 항상 후회로 이어졌습니다.
원칙
않는 지점에서 매수를 했고, 원치 않는 순간에 매도를 했습니다.
왜 매수를 했는지, 왜 매도를 했는지, 남에게 설명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그저 순간적인 충동으로 매매를 했던 것뿐이죠.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다른 사람들의 말에 휘둘리기 일쑤였습니다.
남들이 좋다고 하는 종목을 따라갔고, 안 좋다고 하는 종목은 외면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나보다 더 잘할 거야’라는 막연한 믿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내가 아닌 타인을 따라가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했죠.
비교하는 습관도 문제였습니다.
누군가 큰 수익을 냈다고 하면 패배감이 밀려왔고,
누군가 나보다 더 큰 손실을 봤다고 하면 이상한 우월감에 젖곤 했습니다.
어린 나이에 성공한 사람에게는 질투심을 느꼈고,
더 나은 기회를 잡은 사람을 보면 좌절하곤 했습니다.
그들은 사실 나와 아무런 상관없는 사람들이었는데도요.
삶은 한없이 부질없어 보였습니다.
삶의 주체가 ‘나’라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습니다.
물론 세상에 정답은 없습니다.
트레이딩에도 정답이란 존재하지 않겠죠.
타인의 말을 듣고 매수한 지점이 운 좋게 저점일 수도 있고,
매도한 지점이 운 좋게 고점일 수도 있습니다.
타인이 추천한 종목이 정말 좋은 종목일 수도 있고,
타인이 배척한 종목이 정말 안 좋은 종목일 수도 있겠죠.
하지만 이 모든 건 ‘타인’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그 매매에는 제 의지가 전혀 없었습니다.
스스로도 납득하지 못한 매매를 하면서 손실이 나면 남 탓을 하는 한심한 제 모습을 발견했죠.
수익이 나면 그건 제 실력 덕분이라고 자만했고요.
2018년의 어느 날,
저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타인의 말에 의존해 트레이딩을 하고 있었습니다.
누군가 추천한 종목을 매수하고,
누군가 정해준 매도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날의 종목은 LIZA라는 이름이었는데,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주식입니다.
결과적으로 이 종목이 단 10분 만에 90% 하락하면서 제 전 재산의 90%를 잃었습니다.
'이게 뭐지?’
‘오류인가?’
‘추천한 사람을 찾아가 따져야 하나?’
‘기다리면 다시 오르지 않을까?’
이런 생각들이 머리를 떠돌았습니다.
사라진 돈이 돌아오기라도 하듯,
쓸데없이 로그아웃을 하고 다시 로그인을 반복했지만,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결국 남은 10%라도 건지기 위해 매도 버튼을 눌렀습니다.
그때 저는 결심했습니다.
더 이상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았습니다.
망하더라도 내 의지로 망하고 싶었습니다.
그 순간 떠오른 생각이 바로 ‘원칙 매매’였습니다.
‘원칙 매매의 중요성’은 익히 들어왔지만,
저는 그것을 고지식하다고 치부하며,
더 세련된 방식으로 트레이딩을 하고 싶어 했습니다.
쓸데없이 마우스를 빠르게 움직이고, 매수와 매도를 연달아 누르며,
마치 전설적인 스캘퍼라도 된 것처럼 행동했죠.
그렇게 1년 넘게 방황하다가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이건 내 방식이 아니구나.’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고 싶었습니다.
이미 망가진 사고방식을 완전히 고치고 싶었습니다.
‘처음부터 제대로 해보자.’
그날, 저는 투자 대가들의 방식을 따르기로 다짐했습니다.
그들이 한결같이 강조하는 말들.
- 효과적인 원칙을 세울 것.
- 원칙대로 행동할 것.
- 이를 꾸준히 반복할 것.
그때는 진부하다고 무시했던 말들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들의 심리와 매매 방식을 분석하기 시작했습니다.
‘왜 이런 생각을 했을까?’
‘왜 이런 전략을 구사했을까?’
‘이보다 나은 방법은 없을까?’
‘어떤 환경에서 이런 사고방식에 도달했을까?’
그들의 방식을 관찰하고 탐구했습니다.
그들이 도달한 방식은 실패를 통해 얻어진 가장 효율적인 결과라는 것을 믿으며 말이죠.
결론은 단순했습니다.
그들의 방식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처음엔 ‘이런 간단한 걸로도 돈을 벌 수 있다고?’라는 의구심이 들었죠.
하지만 믿어 보기로 했습니다.
제가 ‘대가라면 어떤 규칙을 세울까?’ 고민하며, 저만의 간단한 규칙을 만들었습니다.
다음은 저의 5단계 규칙입니다.
- 차트를 분석한다. (지지선 찾기)
- 지지선까지 기다린다. (인내하기)
- 지지선 근처에 도달하면 매수한다. (행동하기)
- 지지선이 무너지면 손절한다. (대응하기)
- 지지선이 유지되면 버틴다. (불필요한 행동 방지)
이 간단한 규칙을 몇 년째 반복하고 있습니다.
겉보기엔 ‘너무 쉽다’고 느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쉬운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쉬운 것을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사람은 드뭅니다.
대부분 초보자는 더 복잡한 방식에 집착하며,
‘특별한 비법’만 찾으려 하죠.
한 번의 매매에 필요한 모든 것은 이 5단계 안에 있었습니다.
불필요한 요소를 억지로 추가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빵을 만드는 과정처럼요.
재료를 준비하고 → 반죽하고 → 모양을 다듬고 → 발효시키고 → 굽는 일련의 과정이 빵을 완성하듯,
트레이딩에도 간단한 원칙이 존재했습니다.
초보든 전문가든 이 틀 안에서 반복하며 숙련도를 쌓아야 했습니다.
원칙 매매를 한다고 해서 승률이 극적으로 높아지거나 수익이 급격히 증가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단기적인 수익만 놓고 보면, 생각 없이 매매하던 때가 더 나았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원칙 매매를 이길 방법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루에 100% 수익을 낼 수 있는 전략은,
그만큼 하루에 100%를 잃을 수도 있는 전략이라는 뜻입니다.
이는 제가 초보 시절에 했던 방식입니다.
반면, 지금은 하루에 3%의 수익을 기대하고,
손실은 2%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과거의 저는 다른 사람이 보기에 ‘전문가’처럼 보이길 원했습니다.
지표를 5개나 띄워두고, 복잡하게 차트를 그리며 자신을 과시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저는 불필요한 지표를 꺼두고, 필요 없는 선은 바로 지웁니다.
아마 누군가 저를 본다면 차트 공부를 막 시작한 초보자처럼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결론입니다.
트레이딩의 본질은 복잡하지 않습니다.
초보일수록 더 복잡하게 접근하고, 경험이 쌓일수록 단순함에 집중하게 됩니다.
초보자는 기본기를 하찮게 여기지만,
경험자는 기본기에 몰두합니다.
복싱 경기를 보며 트레이딩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복싱에서도 쓸데없는 행동은 체력만 소모할 뿐입니다.
50전 50승의 메이웨더를 보면 이유 없는 동작을 거의 하지 않습니다.
반면, 아마추어는 가만히 있지를 못하죠.
승리를 결정짓는 것은 특별한 기술이 아닙니다.
기본적인 스텝, 투박한 잽, 정석적인 스트레이트.
이 기본기만으로 경기가 판가름 납니다.
과거의 저는 타인의 말에 따라 움직였습니다.
부끄러운 시절이죠.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믿습니다.
누군가는 제가 대가들을 흉내 낸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좋은 것을 배우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과거의 나보다는 나아졌다고 믿으니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